이 책의 작가인 켄 피셔는 워런 버핏이 정신적 스승으로 꼽는 성장주 투자의 거장 필립 피셔의 아들로 아버지 못지않은 월스트리트 최고의 투자 전략가다. 운용 자산이 600억 달러가 넘는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피셔 인베스트먼트Fisher Investments의 설립자이자, 회장 겸 CEO다.
책을 읽으면서 간직하고 싶은 문구들을 추려보았다.
역발상 투자는 남들과 반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하는 것이다.

단기금리가 거의 제로로 고정되어 있을 때 장기금리를 낮추면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이 평평해지면서 장기금리와 단기금리의 차이가 축소된다. 그러나 실제로 통화공급이 일어나려면 금리 차이가 확대되어야 한다는 증거가 100여 년 전부터 쌓여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은행 대출을 생각해보자. 단기금리는 은행의 조달 비용이다. 장기금리는 은행의 대출 수익이다. 장기금리와 단기금리의 차이는 은행의 영업이익률에 해당한다.
양적완화의 부작용에 대한 견해.
양적 완화는 2008년 금융위기 기간에 연준이 도입한 프로그램으로서 유동성을 늘려 장기금리를 낮춤으로써 기업과 개인들의 대출 수요를 촉진하려는 조처였다.
하지만 장기금리가 낮아지면서 은행의 수익성이 낮아지게 되었고 이는 대출을 감소시켜 시장의 자금경색을 초래하게 되었다.
역발상 투자의 첫번째 원칙
이제 진정한 역발상 투자의 기본 특성을 설명하겠다. 이 책의 내용을 모두 잊더라도 이것 하나만은 기억하기 바란다. 사람들이 시장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난다고 믿으면 역발상 투자자는 그와 다른 사건이 일어난다고 믿는다.
바로 이 대목에서 비주류 군중이 혼란에 빠진다. 나는 반대 사건이 일어난다고 말하지 않았다. 단지 다른 사건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시장은 군중이 인식하는 정보를 오늘 주가에 모두 반영한다. 모두가 악재를 목격했다면 그것이 실제로 악재이더라도 비관할 필요까지는 없다! 모두가 악재를 보는 순간, 그 악재는 모두 TV와 인터넷으로 퍼져나가면서 주가에 반영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악재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실제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전혀 모르는 악재와 우리 예상보다 나빠지는 악재다.
역발상 투자자들은 움직이지 말아야 할 시점도 알고, 가지 말아야 할 곳도 안다. 어떻게 알까? 시장이 대체로 효율적임을 알기 때문이다. 물론 시장이 모든 시점에 완벽하게 효율적인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기회가 아예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역발상 투자자들은 시장이 단기적으로는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공개 정보가 모두 주가에 반영된다. 투자자들이 공개 정보를 이용해 매매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극소수만 아는 사실을 찾아내야 한다.
새로운 관세와 규제 탓에 무역이 급감하는데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고 있는가? 끔찍한 규제가 수익성을 갉아먹는데도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가(2007년에 시행된 시가평가 회계규정을 기억하라)?
“다른 방향이지, 반대 방향이 아니다.” 이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치를 이용하는 열쇠이며 역발상 투자의 핵심이다.
경기선행지수
세계 경제의 흐름을 내다보려고 지표를 수십 개씩이나 분석할 필요는 없다.
이 지수는 미국 경제의 진행 방향을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내다본다. 단기적인 흐름이 아니라 장기 추세가 그렇다는 말이다. 경기선행지수 추세는 대개 몇 개월을 선행한다. 경기선행지수가 상승하는 중에 경기가 침체한 경우는 지난 55년 동안 한 번도 없었다. 반드시 경기선행지수가 한동안 하락한 다음에만 경기가 침체하기 시작했다.

세계 경제의 흐름을 내다보려면, 주요 국가의 경기선행지수만 보면 된다. 미국, 영국, 중국, 일본, 유로존의 경기선행지수면 충분하다. 너무 많이 생각할 필요 없다.
침체기 직전에 자금조달시장이 얼어붙으면 경기선행지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래서 선행신용지수를 개발하게 되었다.
선행신용지수와 장단기 금리 차이에는 일관성과 선행성이 있다. 두 지표는 추세가 장기간 이어지며 침체기가 시작되기 전에 전환점이 나타난다.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면 침체가 온다는 강력한 신호다. 그리고 신용 상황이 악화하면 대부분 투자가 감소한다. 다른 지표들이 뒤죽박죽으로 나온다면 선행신용지수와 장단기 금리 차이를 바탕으로 판단할 때 적중률이 높아진다.
경기선행지수는 찾기도 쉽다. 콘퍼런스보드 웹사이트(www.conference-board.org)로 가면 된다. 첫 페이지에 모두 나온다.
소가 되지 말고 역발상 투자자가 되라
대중에게는 근시안이라는 특성 말고도 공통점이 또 있다. 모두 되새김질을 한다는 사실이다. 때로는 어떤 주제에 대해 몇 년씩 되새김질하기도 한다. 되새김질이란 한 번 소화한 음식물을 게워내서 다시 씹는 행위다. 그런 음식물은 영양가가 거의 없다. 되새김질은 그다지 유용한 행위가 아니다. 사람들이 껌을 씹듯이 소가 습관적으로 하는 행위일 뿐이다.
뉴스 되새김질도 마찬가지다. 되새김질을 해도 투자 실적은 개선되지 않는다. 투자 판단이 개선되는 것도 아니다. 대중매체가 과장보도하는 되새김질거리 뉴스(잘 먹히는 악재들)는 영양가가 없다. 시장은 매우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대중매체가 쏟아내는 뉴스는 대개 정확하지도 않고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없다. 이미 주가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간단한 기법을 이용해 먼 장래에 관한 이런 무의미한 주장들을 무시할 수 있다. 단지 “30개월 안에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나요?”라고 물어보면 된다.
국가 부채
부채가 문제가 되려면 금리가 코피 터질 정도로 상승해서 장기간 유지되어야 한다. 금리는 연방정부가 국채를 발행하는 시점에만 직접 영향을 미친다. 즉 연방정부가 부채를 대규모로 차환하는 시점까지 고금리가 유지되어야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현재 국채의 평균 만기는 5년이 넘는다. 따라서 금리가 상승해 5년 이상 유지되어야 정부의 평균 지급이자가 증가한다. 가능한 일인가? 물론 가능하다. 그러나 30개월 안에 일어날 사건은 아니다. 1980년대 초에 나타난 고금리는 문제가 될 만큼 높지도 않았고 장기간 유지되지도 않았다. 그리스처럼 재정 문제가 심각해지고 이익집단이 날뛰어 세계가 훨씬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까? 물론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30개월 안에 일어날 사건은 아니다.
민간 부문이 경제를 주도하는 경쟁 환경에서는 부채가 성장을 가로막지 않는다. 성장을 좌우하는 기본 변수 4가지는 자원, 노동, 자본, 기술이다.
방 안의 코끼리를 바로 보는 법
군중보다 앞서려면 잭 레먼과 월터 매튜 같은 종목을 끊임없이 찾아내야 한다. 모두가 알면서도 무시하는 것을 찾아내야 한다. 거의 모든 사람이 잊었거나 간과하거나 경시하는 것을 말이다.
힘이 엄청난 코끼리 하나가 총영업이익률(Gross Operating Profit Margins, GPMs)이다. ‘매출에서 매출 원가를 차감한 금액’을 매출로 나눈 비율이다. 한 회사의 핵심 수익성을 쉽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총영업이익률은 막강하다. 총영업이익률이 낮은 회사의 주가는 십중팔구 강세장 초기에 가장 많이 상승한다. 대신 약세장이 오면 생존 능력이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외면당한다. 대개 과도하게 외면당하므로 시장이 반등할 때는 이런 종목이 과도하게 보상받는다.
총영업이익률이 높을수록 장래에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개발에 더 많이 투자해서 첨단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 시장을 더 확대할 수 있다. 자본적 지출을 늘려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개선하는 등 생산 능력을 키울 수 있다.
훌륭한 역발상 투자자는 기본 논리가 없는 숫자에는 절대 주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자사주 매입에 회의적인 사람들은, 현재 기업들의 투자 증가율이 현대 역사에서 최저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그러나 만일 자사주 매입을 현재 수준보다 낮췄다면, 과연 기업들의 투자 증가율이 더 높아졌을까?
수익률 곡선
이제 지난 1세기 동안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높을 때 경기가 침체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게 되었다. “경기 확장기에는 단기 국채와 9~12개월 국채의 수익률 차이가 확대된다. 그러나 경기 수축기에는 그 반대가 된다.”
단기금리는 은행의 조달 원가이고, 장기금리는 은행의 매출이며, 그 차이가 총영업이익률이다(업계 용어로는 순이자마진). 수익률 곡선이 가파르면(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훨씬 더 높으면), 대출의 수익성이 더 높아진다. 이때 은행들이 대출을 늘려 통화량이 증가하고 경제가 성장한다.
수익률 곡선이 평평하면 대출의 수익성이 낮아지므로 은행들이 안전한 곳에만 대출을 해준다. 수익성이 낮아서 위험도 낮춘다는 말이다. 따라서 통화창출과 통화의 유통 속도가 느려지며 경제성장도 늦다.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면 대출의 수익성이 낮아져 통화 공급이 위축되고, 결국 경제성장은 서서히 멈추게 된다.
정부 정책
정치인들은 인기 경쟁에 승리해 공직을 차지한다. 이들의 주된 목표는 무엇일까? 인기를 유지해 다음 선거에서도 승리하는 것이다. 선거공약을 정확하게 지키면 유권자의 거의 절반을 잃게 된다. 그래서 선거공약에 물을 타거나 실행 시점을 연기한다.
정치가 주식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려면 교활한 정치인들이 급진적 법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큰지 작은지 물어보면 된다.
대통령 임기 3년 차와 4년 차에 주식 수익률이 가장 높았는데 그 원인이 교착상태였다. 시장은 교착상태를 좋아하지만 사람들은 싫어한다. 의회가 교착상태에 빠지면 새 법을 통과시키지 못하므로 시장에 유리하다는 사실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이 시대에는 정부가 큰일을 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정부는 심각한 동맥경화증에 시달리고 있다.
오바마케어는 출범 첫날부터 무기력했다. 월마트를 생각해보자. 월마트의 세계제국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1950년 샘 월튼은 아칸소 주에서 매장 하나로 소박하게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시행착오를 거쳐 성장했고, 마침내 거대 강자가 되었다. 월튼 같은 천재적인 사업가도 성과를 내기까지 수십 년이나 걸렸는데, 오바마케어처럼 거대한 사업을 정부가 어떻게 3년 만에 순조롭게 마무리하겠는가? 어떤 사업이든 초기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행착오가 발생하며, 성과는 적은 법이다.
시장은 정부 프로그램에 관심이 없다. 정부의 자금 지출은 항상 비효율적이었다. 이는 놀랄 일도 아니다. 이렇게 자금을 낭비했지만, 4장에서 논의했듯이 미국은 아직 부채 문제에 시달리지 않는다.
PER은 예측력이 없다
PER 이론은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는다. 첫째, PER 이론은 분모를 무시한다. 침체기에는 기업의 이익이 감소한다. 그런데 회복기에는 주가가 먼저 상승한다. 이익 증가를 주가에 선반영하는 것이다.
철학과 경제학개론
경기가 과열되면 사람들은 낙관해 사업을 확대하지만 원가를 통제하지 못해 곤경에 처한다. 겁먹은 은행들이 대출을 줄이면 기업들의 자금조달비용이 상승한다. 이어서 기업들이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시장은 공포감에 휩싸인다. 대출이 동결되면 공포감이 절정에 이르고 기업들은 유동성을 갈망한다. 이때 연준이 개입한다. 그러면 물가가 조정되고, 사업이 개선되며, 다시 경기가 확장된다.
템플턴은 전설적인 명언도 남겼다. “강세장은 비관론에서 태어나 회의론을 먹고 자라며, 낙관론 속에서 무르익다가 도취감에 빠져 죽는다.”
“20~30년 동안 좋은 실적을 내려면 유연한 관점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특정 인간 본성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즉 과거에 사고 싶었던 종목을 사거나, 과거에 높은 실적을 안겨준 종목만 계속 사려는 습성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행동재무학의 탄생
전망이론(또는 ‘근시안적 손실회피’)에 의하면, 사람들은 일정 금액을 벌 때 느끼는 기쁨보다 같은 금액을 잃을 때 느끼는 고통이 2.5배나 크다. 이 차이가 사람들이 실수를 저지르는 핵심 요인이다. 주가가 하락하면 사람들은 추가 손실을 회피하려고 헐값에 주식을 판다.
모욕의 달인인 시장은 누구든 모욕하지만, 때로는 장기간 모욕하기도 한다. 우리는 이런 모욕에도 익숙해져야 하며 극복해내야 한다. 그 열쇠는 판단의 근거가 틀렸는지 확인해보고 자제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판단의 근거가 틀렸다면 진로를 수정해야 한다. 그러나 틀리지 않았다면 참고 기다려야 한다. 다시 인기 추세로 갈아타라고 시장이 유혹하더라도 버텨야 한다. 유혹에 넘어가면 비싸게 사서 싸게 팔기 십상이다.
종목 선택
《슈퍼 스톡스》에서도 설명했듯이, 이익이 무한정 계속 증가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 대부분 고속성장 기업은 일시적으로 위기를 맞아 비틀거리면서 실적이 악화한다. 우량기업들은 대개 빠르게 회복한다. 그러나 군중은 소위 전문가들의 말에 현혹되어 이 사실을 망각한다.
제품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경쟁사들이 모방 제품을 출시하면서 매출이 점차 감소한다. 제품은 수명주기를 탈 수밖에 없는데도 사람들은 매출이 무한정 이어질 것으로 가정한다.
제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그토록 빨리 식으리라고 예상하지 못한 탓에 후속 제품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다.
원가 상승 탓에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수익 잠재력은 여전하다. 아마도 역경에 빠진 시점에 원가가 높았을 수도 있다. 기업들은 매출 증가를 내다보면서 생산과 마케팅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업이 회생하면 이런 손실은 걱정할 필요 없다. 일단 문제가 해결되면 매출이 다시 증가하고 이익이 나오면서 역경에서 벗어난다.
이런 기업은 겉모습이 끔찍하다. 이익은 감소하며 적자로 돌아서기도 한다. 재건 과정도 혼란스러워 보인다. 임직원들은 사직하거나 해고당한다. 손실을 막으려고 경영진은 간접비용을 최대한 낮춘다. 생산성 낮은 개발 프로그램은 폐기한다. 제품군이 무더기로 사라질 수도 있다.
경영진은 문제를 성장 기회로 보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가? 경쟁우위를 확보했는가? 직원들의 만족도는 높은가? 자금을 철저하게 관리하면서 비용을 적극적으로 절감하고 있는가? 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면서 신제품과 서비스를 잘 활용하는가?
질문을 던져라. 이 전략을 써서 실제로 성공한 사람이 있는가? 사용해서 성공한 사람이 많은 전략일수록 실행하기가 쉽다. 투자에는 가능하냐가 아니라 성공 확률이 중요하다.
이 원칙은 소극적 투자에도 적용된다. 광범위 인덱스펀드를 사서 끝없이 계속 보유하는 방식은 더없이 타당하다. 소극적 상품을 산다고 소극적 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소극적 투자가 되려면 적극적인 의사결정이 전혀 없어야 한다. 추세나 경기순환을 찾으려 해서도 안 된다. 모두 잊고 기다려야 한다. 이런 자제력을 갖춘 투자자는 극소수다.
시장을 떠나야 할 때
약세장이 시작되는 방식은 두 가지다. 하나는 강세장이 근심의 벽을 타고 올라가 도취감 속에서 탈진해 죽고 나서 약세장이 시작되는 방식이다. 또 하나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거대 악재가 덮치면서 약세장이 시작되는 방식이다.
악재가 덮쳐 시작되는 약세장은 드물다. 5장에서 논의한 제2차 세계대전도 악재가 덮친 방식이었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한 악재가 덮친다고 해서 강세장이 쉽게 약세장으로 전환되지는 않는다. 악재의 규모가 거대해야 한다.
최근 악재가 덮쳐 시작된 약세장을 보고 나서, 사람들은 이런 약세장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천천히 시작되는 약세장이 훨씬 더 많다. 이런 약세장은 찾아내기도 더 쉽다. 도취감이 강세장의 종말을 알려주는 강력한 단서라서 눈에 잘 띄기 때문이다.
과신에 빠지면 매도 능력도 저하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투자 판단의 30퍼센트가 빗나가도 전설적인 투자자가 될 수 있다. 누구나 종목 선택에 실패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나 역시 종목 선택에 실패한다. 우리가 종목 선택에 실패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보유 종목들을 세심하게 관찰하게 된다. 그리고 일부 종목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그 문제를 검토하고, 필요하면 더 나은 종목으로 교체한다. 그러나 과신에 빠진 사람은 이렇게 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주식을 팔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과신에 빠진 사람은 자신의 실수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 종목이 잠시 역경에 처했을 뿐이라고 믿는다. 실적이 개선되어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고 입증되길 바라면서 장기간 보유한다. 일부 종목은 실적이 개선되어 자존심을 높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개선되지 않는 종목이 더 많다.
후회 회피(regret aversion, 나중에 후회할까 두려워 합리적으로 선택하지 못하는 현상)는 과신을 낳는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 전체 포트폴리오의 실적이 기대에서 벗어나면 철저하게 조사하라. 그러나 포트폴리오의 실적이 좋다면 몇몇 종목이 하락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일부 대박 종목이 그 손실을 메워주고도 남기 때문이다. 자존심을 세우려 하지 말고 전체 실적에 집중하라.
뉴스를 이용하는 법
일각에서는 대중매체가 부정적 심리를 확산시켜 주가를 떨어뜨리는 일종의 자기실현적 예언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중매체는 사람들의 기대수준을 낮춤으로써 근심의 벽을 높일 뿐이다. 기대수준이 장기간 낮은 수준에 머물면 시장은 깜짝 실적을 내놓으면서 상승하기 쉬워진다.